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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여성가족부 없앤다고 검열 없어지진 않는다

음주권장?…비스트 팬들 "여성가족부 폐지해라"

여성가족부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부처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비스트, 박재범, 백지영 등의 노래를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판정하면서 팬들이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사실 팬들의 반응은 납득할 만하다. 정부가 가사에 '술'이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음주를 권장하는 노래라 규정하고 '청소년 유해매체물' 판정을 내리는 식의 검열을 누가 긍정할 수 있겠는가? 전두환 시절을 연상시키는 퇴행적인 행태에 21세기의 대중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중이 여성부에 대해 갖는 공분은 공감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현재 네티즌들의 논의에 불편함을 느낀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여성가족부를 '까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인데, 여기서 삑사리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의견은 '쓸모없는 여성부 없애버리자'는 쪽으로 귀결되고 있는 듯하다.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여성부 없애봐야 아무것도 안 바뀐다.

왜 아무것도 안 바뀔 것인지, 그럼 대안은 무엇인지를 논하는 게 이 글을 쓰는 이유인데, 이걸 위해선 일단 2008년(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의 여성가족부의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왜 여성부가 지금같은 뻘짓을 하게 된 건지에 대한 설명이 지난 4년간의 역사에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나기로 하겠다.

기억할지 모르지만, 여성부는 한번 없어지려다 극적으로 다시 살아난 조직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될 때부터 여성부에 적대적이었기 때문이다. 당시까지 여성부를 움직였던 건 페미니스트들인데, 이들은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보수정권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정권이 출범하기도 전인 인수위 시절부터 여성부를 없애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이 조직을 싫어했다.

그러나 한번 생겨 7년이나 운영된 정부부처를 없애는 건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당장 야당(민주당)부터 "시대에 대한 역행"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성부를 없애버릴 경우 여성유권자들의 표를 잃게 될 가능성도 부담스러웠다. 또한, 이명박 정부 입장에선 없애버리고 싶은 부처가 여성부뿐만 아니라 해양수산부나 정보통신부 등 여러 개였는데, 여성부를 없애기로 선택하면 대신 다른 부서를 존치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민주당과의 거래에서 받기만 하고 아무것도 안 줄수는 없었으니까.

결국 이명박 정권은 여성부를 존치시키는 대신, 이 조직의 성격을 변질시키기로 결정했다. 일단 이름부터 '여성가족부'로 바꿨다. 지금 여성부가 저지르고 있는 각종 '뻘짓'은 대부분 여기서부터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현재 논란을 낳는 정책은 대부분 '여성'이 아니라 '가족' 계열의 정책들이다. '양성평등의 실현'을 목적으로 탄생한 정부부처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청소년 보호(라고 쓰고 청소년 규제라고 읽는다)' 같은 이상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바뀌면서 나타난 부작용인 거다. 여성부가 제기능을 수행하는 부서로 남아 있었다면 이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성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다는 걸까? 김금옥 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부정책에 '여성' 자만 넣어 홍보하는 부처"가 됐다. 여기서 말하는 정부정책이란 '4대강 살리기' 같은 거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정책기조로 잡으면, 여성부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을 주제로 기념식을 열고 4대강 관련 홍보영상을 상영하는 식으로 논 거다. 김 사무처장은 "이 정부 들어 여성부가 독자적 자기결정권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진단한다. 정부 공보실의 여성담당 부서 같은 조직을 상상하면 지금의 여성부의 모습과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관련기사: 여성부의 역할은 부창부수(夫唱婦隨)?

이런 '변질'은 위에서부터 내리먹여졌다. 이명박은 여성부의 수장(장관)에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여성일 뿐인 식품영향학자 백희영을 임명하면서 여성부의 정체성 변화를 예고했다. 백희영은 청문회에서 혼인빙자간음죄, 간통죄, 군가산점 등 여성현안 관련 질문들에 대해 "더 알아보고 답변하겠다"는 식으로 응답을 피해갔던 사람이다. 그 결과 여성단체로부터 "여성현안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이 거의 전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문회에서 부동산투기, 아들 병역비리, 논문 무임승차 등의 3대 의혹이 제기된 점에서 드러나듯이, 그녀는 그냥 이명박의 눈에 든 '강부자 여인'이라는 게 세간의 평가였다. 그러나 이명박의 인사가 늘 그랬듯이, 이런 비판은 모두 무시되고 임명이 강행됐다. 그 후로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장관이 자신의 아바타들을 부처 고위직에 심고, 일반 공무원들은 그 지시에 따르는 것. 어차피 여성부 공무원들이야 행정고시로 뽑혀 순환근무 발령받고 '우연히' 여성부에 온 사람들이니만큼, 윗선의 지시가 바뀌면 그대로 따를 뿐이다. 페미니스트의 조직이라는 정체성은 이렇게 쉽게 무너졌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

지금까지 여성가족부에서 페미니즘 성격이 탈각된 과정을 상세히 서술했는데, 이 긴 분량을 할애한 데는 이유가 있다. 페미니즘의 상실은 여성부가 이명박 정부의 '설거지꾼' 노릇을 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변화이기 때문이다.

원래 여성부는 애들 게임방 못가게 하고 노래 못듣게 하는 정부부처가 아니었다. 원래 여성부를 이끌었던 페미니스트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일단 별 관심이 없었고, 정치적으로 진보적이라서 검열이라는 사고방식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했다. 만성적인 예산부족에 시달렸던 부서였기에, 검열에 쓸 자원과 에너지 같은 게 있었다면 애저녁에 양성평등 제고하는 '본업'에 다 써버렸을 게다. 그런데, 새정권이 들어서면서 그 본업이 더 이상 중심 직무가 아닌 상황이 돼 버린 거다.

본업을 잃어버린 이 부처의 공무원들은 새 정권이 새로 주는 일을 수행하게 됐다. 그 중 하나가 4대강 홍보 같은 일이고, 다른 하나가 검열이다. 정부부처로서의 독자성을 잃어버린 여성가족부에 이명박 정부의 색깔이 여과없이 투영되면서, 문화적으로 퇴행적인 감각을 지닌 보수정부의 '시다바리' 역할을 이 부처가 수행하게 된 것이다. 정리하자면, 검열은 이명박 정부 자체의 문제지, 단순히 여성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이렇다. 전국의 수많은 게이머들은 자신들을 열받게 한 '게임 셧다운제'라는 제도를 기억할 거다. 청소년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6시간 동안 온라인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는 법으로, 게이머와 게임업계의 큰 반발을 산 제도이다. (관련된 수많은 비판은 본문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중요한 건 이 제도의 입법을 추진한 조직이다. 여성가족부 산하의 청소년가족정책실인데, 이 부서는 원래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던 부서로 2010년 3월부터 여성가족부에 이사를 왔다. 그런데 청소년가족정책실은 이사 오기 2년전인 2008년부터 셧다운제를 추진했다. 즉, 셧다운제는 이명박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었으며, 바뀐 건 그 핵심추진기관의 상위부처가 복지부에서 여성부가 된 것뿐이란 이야기다.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다시 고개

가요 검열도 마찬가지다. 이걸 담당하는 여성부 산하 부서는 청소년보호위원회라는 곳인데, 역시 보건복지부 밑에 있다가 넘어온 조직이다. 셧다운제와 맥락이 같다.

정리하자. 당신이 가요나 게임 관련 규제/검열을 밀어붙이는 악의 무리에게 화가 난다면, 나는 당신의 감정에 열렬히 공감한다. 그러나 그 악당의 끝판왕은 '이명박 정부(청와대)'이지, 여성가족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겠다. 여성가족부에 이를 가는 사람들의 염원대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면, 가요에 대한 검열이 사라지고 모두가 표현의 자유를 누리며 문화를 즐기는 세상이 올까? 안타깝게도 그럴 리는 없다. 그 경우 여성가족부가 맡고 있던 검열 업무를 복지부나 문화부 같은 다른 부서가 가져가서 똑같은 일을 할 테고, 사람들의 불만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살아남은 끝판왕은 다른 부하를 시켜 지구를 다시 침략하면 되기 때문이다. 딱 한가지 변화는 있을 게다. 언제나 만만하게 씹을 수 있는 여성부라는 동네북 하나가 없어졌다는 것.

정말로 검열을 없애고 싶다면, 혹은 게임 셧다운제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싶다면, 여성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청와대나 한나라당에 돌리라. 그편이 훨씬 더 생산적인 정치투쟁이다. 굳이 여성부를 비난해야겠다면, 그 화살을 백희영 장관과 같은 수뇌부에게 돌리라. 강조하건대, 문제의 해법은 여성부를 해체하는 게 아니라, 여성부에게 제 역할을 다시 찾아주는 것이다.<각주1> 그게 가능하려면 지금의 여성부를 만들어 놓은 장관부터 갈아야 한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후진 검열이나 하고 있느냐"라고 일갈할 수 있는 사람이 부서의 수장이 돼야 상황이 바뀐다. "여성부 해체" 대신에 "백희영 사퇴"가 나은 대안이라는 이야기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정권을 갈아야 장관이 갈릴 것이라는 데 한 표 던진다만.)

요즘 셧다운제나 가요 검열에 분개하면서 '그때 여성부를 없애야 했어'라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된다. 그때마다 "그래봐야 아무것도 안 달라졌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뭔가에 대해 불만을 갖고자 한다면, 손가락질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을 깊이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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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사람에 따라서는, 페미니즘 추진조직으로서의 여성부조차도 탐탁지 않은 이가 있을 게다. 그러나 그런 이들 중에서도, 페미니스트들의 여성부가 차라리 지금의 여성부보다는 낫다는 점에는 동의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최소한 가요 검열 같은 행위에 팔걷고 나서진 않을 테니까.

  • 2011.07.21 09:14

    전 여자지만 여성부가 왜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세금축내는 기관이라고밖에는 생각이 안들어요. 사실 특별히 하는일도 없잖아요?

  • 2011.07.21 09:16

    여성부에 제 역할을 찾아주자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여성부의 역할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 시스루 2011.07.21 10:54 신고

      여성부의 제역할은 이명박 정부 이전에 하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요약하자면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 내에서 '성평등의 실현'을 조직의 중심 목적으로 내걸고 집행하는 부서는 사실상 여성부가 유일합니다. 언론에서 '정부가 이런 여성정책을 실현한대더라'는 기사를 보신 적이 있을텐데 그거 대부분 여성부에서 입안한 겁니다.

      구체적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기간을 노무현 정부 시기로 한정해서 이야기를 해 보죠. 이 정부에서 3년간 여성부 수장이었던 지은희 전 장관은 퇴임하면서 자신의 가장 큰 업적으로 호주제 폐지와 성매매특별법 방지를 꼽았습니다.

      성매매특별법은 최근까지도 언론에 종종 등장하는 화두이며, 여성층에서 지지율이 높은 제도이니 여성분에게 딱히 더 설명드리진 않아도 될 것 같고요(개인적으로는 성특법에 비판적인 입장입니다만 여기서 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겠죠).

      호주제 폐지는 일종의 '사회적 상징'을 변화시킨 것이라 모종의 심오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여기서는 폐지의 결과 당장 체감할 수 있게 된 변화 두 가지만 짚지요.

      일단 새 아버지와 자녀의 성이 달라 고통받아온 재혼가족 여성의 고통이 사라졌습니다. 가령 남성 김모씨와 여성 박모씨가 결혼해서 자녀를 낳으면 그 자녀는 박씨가 됩니다. 그런데 이 부부가 이혼한 뒤 양육권을 어머니가 가져간 경우를 생각해 보죠. 그 어머니가 이 모씨라는 남자와 재혼하면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와 현재 (새)아버지의 성이 달라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아버지 이름만 들어도 "이 아이의 부모는 이혼했구나"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는데, 이거 이혼여성들과 자녀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였거든요. 재혼을 꺼리게 되는 이유가 될 정도였지요.

      근데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자녀에게 재혼한 남편의 성을 따르게 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더 이상 스트레스 안 받아도 되는 거죠. 기존 호주제 하에서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이는 낳아준 (생물학적) 아버지의 뿌리에서 나온 것이기에, 물려준 성을 바꾸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호주제가 이 고정관념을 깬 거죠.

      호주제 폐지의 직접적인 결과는 아니지만, 폐지로부터 큰 영향을 받아서 나왔다고 평가받는 대법원 판결이 하나 있습니다. 종중(가문)에서 여성의 회원자격을 인정한다는 판결인데요. 이를 통해 여성도 종중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종중의 재산을 증여/상속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는 다른 지역에는 체감되는 정도가 낮을수 있는데, 문화적 보수성이 강한 영남 지방에서는 상당한 변화를 불러온 사건이었습니다. 그 지방에서 조상에 대한 제사는 일년에 열몇차례씩도 열리는데, 그거 다 며느리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진 행사거든요. 근데 고생은 평생 했는데, 정작 재산 분배 등에서는 전혀 권리를 지니지 못한 여성들은 어마어마한 박탈감을 느꼈습니다. '너희들은 여자이니 종중의 구성원이 아니다'라는 종중 남성의 이야기는 자신의 인생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느낌을 줬거든요. 근데 50년간 지속된 이런 상황이, 호주제가 폐지된지 5개월 후에 위법으로 판결나면서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여성들도 가문의 일원이라는 인식이 대법원에까지 확산된 결과이지요.

      그 외에 국회나 시도의회 선거에서 비례대표 여성 공천할당제(50%)를 입법한것도 눈에 띄네요. 한국의 여성 정치인 비율은 OECD 국가에서 거의 꼴찌 수준인데, 그 비율을 이 제도로 올렸거든요. 모든 정당의 비례대표(전국구) 의원 후보는 무조건 50% 이상 여성을 뽑게 강제한 결과죠. 대학 교수들 중 여성교수 비율도 늘렸고요. 정부의 통제력이 미치는 국공립대에 대해서는 교수 채용시 여성쿼터를 할당한 겁니다. 그 결과 2003년에는 9.2%였던 여성교수 비율이 2006년에는 11%까지 올랐다고 하네요.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런 정책을 추진하려면 기본적으로 여성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있어야하잖아요. 여성 취업률이나, 고위직 승진 비율이나. 남녀간 임금 격차 같은 거 말입니다. 그런거 파악하는 조사 작업도 여성부의 몫일 겁니다. 정책 만드는 입장에선 이런 게 중요한 작업이죠.

      사실 여성부가 해야 하는 일이 많죠. 당장 사기업 취업 당시의 남자선호 현상도 개선을 해야 했을테고, 취업후 승진이 잘 안되는 '유리천장' 문제도 손을 봤어야겠죠. 여성부가 하는일이 뭔데? 라는 느낌을 갖는 이유에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정부의 손길을 느껴본적이 많지 않다는 점도 한 이유일 겁니다. 근데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라면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서 한계가 있었다"는 여성부의 변명에 손을 들어주고 싶군요. 2006년 기준으로 여성부 예산이 전체 정부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8%였는데, 솔직히 이것 갖고 무슨 사업을 하겠나 싶습니다. 정권 바뀌고 나선 예산이 많이 늘긴 했다는데, 여전히도 충분하다고 하기엔 택도 없는 수준일테고, 그나마도 이상한 지시나 받아 처리하는데 쓰고 있겠죠.

      대강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제가 무슨 여성부 대변인도 아닌데 너무 많이 이야기를 했네요.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들어가서 업무보고서 같은거 다운받아 읽어보시고, 중심 키워드를 구글링해보면 더 양질의 정보를 얻게 되실 겁니다.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 2011.07.22 00:29

      지금까지의 여성부의 성적을 잘 보여주는 글이네요. 뭔가 있을까했던 제가잘못이지요. 안뇨옹.

    • 시스루 2011.07.22 01:01 신고

      일단, 여성부가 법안 두개 통과시킨 게 한일의 전부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는 것 같군요. 그게 대표적인 업적이라고 이야기한 것이죠.

      법안 통과 같은거에 그렇게 많은 돈이 들겠느냐?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 부분 보고 좀 뜨악했습니다. 많이 들거든요. 이런 질문을 하실 수 있는 건, 귀하가 법안 통과라는 게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지, 왜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귀하가 이해를 아예 못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저는 봅니다.

      귀하가 바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보통의 생활인으로선 그쪽 영역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관찰하지 않으면 실감이 안 되는 내용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그걸 이 자리에서 제로베이스부터 출발해 전부 요약-설명하는 건 아주 벅찬 작업입니다.

      다만, 입법을 핵심 직무로 하는 정당과 국회의원에게 왜 그리 많은 국가보조금이 지급되는지를 한번쯤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정부부처의 대다수는 복지사업을 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성부보다 몇십 곱절이나 되는 예산을 운용하는지도 말입니다.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적어도 저의 상식 수준에선 "정부예산 0.8%라는 게 적은 예산이 아니다"는 말씀은 '존중할 만한 합리적 판단'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자면, 부서의 예산규모라는 것은 그 조직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할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데 있어 핵심중에 핵심인 요소입니다. 비단 정부부처 뿐만이 아니라 기업이든 운동단체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예산이 늘어나면, 기존에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사업들을 할 수 있으며, 아니면 예전에는 예산 부족 때문에 생각도 안 했던 일들을 새 논의 과정에서 채택할 수도 있지요. 없던 상상력도 끌어내는 게 돈이라는 이야길 괜히 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예산만 받아놓고 배를 째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요.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일단 예산을 주고 일을 뭘 해오는지 시켜보는 게 먼저입니다. 예산은 늘었는데 별로 달라진게 없으면, 나중에 삭감하면 되는 거죠. 조직이란게 그런 식으로 굴러가는 것 아닙니까.

      결국 예산 배분은 정책권자의 의지 문제이며, 특정 부서에 대한 예산을 작은 수준으로 묶어둔다는 건 그냥 그 자체로 '나는 이 부서에 힘을 실어줄 생각이 없다'는 표현인 겁니다. 그 부서가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이냐와는 크게 상관이 없고요. 좀 심하게 단순화해서 이야기하자면, 여성부 예산이 0.8%라면, 그건 정권의 수뇌부가 여성부에 대해 부여하는 중요성의 비중이 0.8%라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