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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진보교육감 압승, 단일화와 우연의 산물(1)

[편집자 주] 이 글은 2014년 교육감 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으로, 두 편으로 나누어 싣는 글의 1편에 해당합니다. 1편은 진보교육감이 전국적으로 당선된 원인을 짚는 글입니다. 이어질 2편에서는 교육감 후보 단일화의 성공/실패를 가르는 메커니즘을 다룬 뒤, 교육감 직선제나 정당공천제 관련 논의를 살펴볼 계획입니다. 가급적이면 본문을 읽기 전에 포스팅 '고승덕은 어떻게 지지율 1위 후보가 되었나'를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본문은 해당 포스팅의 문제의식과 분석방법을 이어받아 작성한 글이기 때문입니다.




1.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2014년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교육감 후보들이 압승했다. 17개 지역 중 13개에서 진보 교육감 당선자가 나왔다. 4년 전 선거에서 보수 교육감이 10명, 진보 교육감이 6명이 당선된 것에 비하면 진보진영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결과였기 때문에 원인에 대한 뒤늦은 해석이 분분하다. 진보교육감 후보들은 단일화했는데 보수 후보들이 난립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유독 교육감 선거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진보교육감의 정책에 대한 호응이 워낙 높았던 덕에 이를 ‘부러워한’ 다른 지역의 유권자들까지도 진보교육감을 뽑았다는 해석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일화 효과를 제외한 나머지들은 근거가 빈약한 탁상공론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엄밀한 자체적 분석 과정을 생략한 채 소위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해당사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경향이 있고, 또 그런 기사마저 별 생각없이 베껴쓰는 관행이 있다. 그래서 현실과 괴리된 뜬구름 잡는 담론들이 쉽게 유통되곤 하는데 이번도 그런 경우 중 하나라고 하겠다.



2. 

세월호와 진보교육감 약진을 연결짓는 시각의 대표선수로는 친야권 언론 한겨레를 꼽을 수 있다. 선거 다음 날의 사설 제목을 아예 "세월호 참사가 몰고 온 '진보 교육감 시대'"라고 붙일 정도였다. 내용(링크)을 살펴보자. 


언뜻 보면, 진보 성향의 교육감 후보들은 단합하고 보수 후보들은 분열한 데 원인이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단지 ‘보수 난립-진보 단합’이라는 구도 때문이라고 하기엔 설명할 수 없는 구석이 많다. 내용을 뜯어보면, 세월호 참사 충격이 진보 교육감 시대를 몰고 왔다고 보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세월호 참사가 학교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켰고, 30·40대 ‘앵그리맘’을 중심으로 한 학부모들로 하여금 경쟁과 효율을 추구하는 보수 성향의 후보보다 협력과 공존, 덕성을 중시하는 진보 성향의 후보를 선택하도록 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자치단체장·의원 선거에서 여전히 나타난 지역·이념 성향의 투표가 교육감 선거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은 이런 해석에 힘을 더해준다고 할 수 있다.


-[사설]세월호 참사가 몰고 온 '진보 교육감 시대', 한겨레, 2014.06.05 


이건 분석이 아니다. 영화의 시나리오처럼, 그저 듣기에 그럴 듯한 줄거리일 뿐이다. 야심차게 붙인 제목이 민망할 정도로 주장의 근거가 너무 없다. 비슷한 것을 굳이 찾자면 인용구의 마지막 문장이 유일할 텐데, 이것은 '진보교육감=세월호 수혜'라는 주장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거가 아니며 기껏해야 간접적인 정황에 불과하다. 아마도 보수적인 지역이지만 진보교육감이 선출된 부산/경남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나, 아래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해당 지역에서 벌어진 일은 한겨레의 해석과는 거리가 멀다.[각주:1] 


진보교육감의 당선 원인을 세월호에서 찾는 가설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그 한심했던 사고수습과정의 직접적 책임자였던 정부여당조차 지방선거에서 그럭저럭 선방했는데, 왜 하필 무소속인 보수교육감 후보들이 불똥을 더 많이 뒤집어 쓴 것이냐는 의문을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일 지방선거보다 교육감 선거에서 세월호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주목까지 끌었다면 위와 같은 설명도 가능할 지 모른다. 진보교육감 후보들이 단체로 세월호 문제를 본격 제기하고, 교육을 어떻게 바꾸면 제2의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는 식의 공격적인 비전을 제시해 호응받는 그림이 그려졌다면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벌어진 일은 정반대였다. 대부분의(아마도 모든) 교육감 선거에서 세월호는 각 후보들 간의 주된 쟁점이 아니었으며, 설령 쟁점이 된다 하더라도 각 후보들의 관련 입장 차이를 유권자들이 면밀히 파악할 상황도 아니었다.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 같은 메인 선거에 가려서,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낮았냐 하면, ‘지지하는 후보자가 없다’는 응답자 비율이 50% 이상을 찍는 여론조사가 흔할 정도였다(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이 글의 1~2장을 참조할 것).


세월호가 주요 쟁점도 아니었던 교육감 선거가, 대체 어떻게 지방선거보다도 세월호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일까. 말이 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가 낳은 소위 '앵그리맘'이 교육감 선거를 좌우했다는 식의 해석은 얼핏 듣기에만 그럴듯할 뿐, 실제로 벌어진 일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봐야 한다.



3.

진보교육감의 정책들에 대한 호응이 압승을 낳았다는 주장도 있다. 이 시각의 대표선수로는 또다른 친야권 언론인 오마이뉴스가 있다. 이 매체가 전교조나 참교육학부모회 등 교육 진보단체의 멘트를 대거 인용하며 내놓은 기사에 따르면, 진보교육감 전국 압승의 핵심 원인은 진보교육감의 정책이다. 그 정책을 경험해 본적이 없는 지역의 학부모들까지도 사로잡은 어마어마한 매력덩어리였다는 주장이다. 내용(링크)을 보자.


그렇다면 왜 이런 돌풍이 분 것일까? 우선 '진보 단합, 보수 분열' 탓이란 분석이 있다. 실제로 진보 진영은 광주와 대전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단일화에 성공했다. 반면, 보수 교육감 후보들은 17개 모든 지역에서 난립했다. 하지만 보수 교육감 후보 난립 현상은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보수교육감은 10명, 진보교육감은 6명으로 결론났다.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진보교육감에 대한 학습효과가 컸다"고 입을 모았다. 혁신학교와 친환경무상급식을 추진하는 진보 교육감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고, 다른 지역에서는 '진보 교육감 지역'을 부러워했다는 것이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현 진보 교육감 지역 학부모들은 혁신교육 정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원했고, 현 보수 교육감 지역에서는 혁신교육 정책을 추진할 인물을 기대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2010년 당선 뒤 진보 교육감 재선을 노린 강원, 광주, 전남, 전북지역은 선거운동 시작 단계부터 큰 수치로 앞서 나갔다.


-'보수 텃밭'까지 집어삼킨 진보교육 열풍, 왜?, 오마이뉴스, 2014.06.05


진보교육감이 재선에 도전했던 지역에 한해서는 이런 분석이 어느 정도 설명력이 있다.[각주:2] 진보교육감이 모두 여유 있게 재선에 성공한 데다, 혁신학교에 아이들을 보냈던 학부모들이 진보교육감 지지를 공개선언하는 일도 종종 있었으니 말이다. 약 보름 간의 교육감 선거가 소위 '깜깜이 선거'로 치러진다 하더라도, 학부모가 4년간 보고 겪은 체험이 이미 기억에 남아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후보 선택을 좌우하는 강력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진보교육감의 정책이 재선에 영향을 미친 주요 변수였다는 건 수긍할 만한 이야기다.





그러나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적이 없었던 지역에 대해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본인이나 이웃이 체험한 적이 없는 지역의 교육정책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데다 이를 교육감 후보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이미 교육감 선거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지닌 유권자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거듭 말하지만 이 정도의 고관심층 유권자는 교육감 선거의 주류가 결코 아니었다. 자기 지역 교육감 선거의 후보가 누구이며 쟁점이 무엇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유권자가 허다한 판국에, 고관심층에게나 호소력을 가질 의제가 선거결과를 좌우했다는 분석은 말이 되지 않는다. 정책이 관심을 못 받는 선거에서는 정책으로 당선자가 갈리지 않는다.



4. 

설득력이 턱없이 부족한 기사이긴 하지만, 건질 만한 쓸만한 문제의식은 하나 있다. 


보수가 분열하고 진보가 단일화한건 2010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왜 2014년에 진보교육감 당선자가 더 늘었냐는 것이다. 이거 좋은 질문이다.


필자의 답은 이렇다. 직관적으로 바로 와 닿기는 쉽지 않지만, 세월호나 교육정책보다는 좀 더 타당한 설명이 존재한다. 우연의 결과라는 것이다. 진보교육감의 정책이나 세월호 참사와는 상관없는 여러 우연한 사건들이 보수교육감이 담당하던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결과, 보수교육감의 대거 낙선을 낳았다는 것이다. 물론, 진보교육감 후보들의 단일화가 전제됐기에 가능했던 일임은 강조할 필요가 있다. 대전처럼 진보교육감 후보가 갈려 버리면 유리한 돌발변수가 생겨도 흡수할 수가 없다.[각주:3]


우연의 결과라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농담이 아니다. 실제로 4년 전에는 보수교육감을 뽑았다가 이번에 진보교육감을 뽑은 8개 지역(서울, 부산, 인천, 충남, 충북, 세종, 경남, 제주)을 일일이 들여다보면 이 설명이 왜 말이 되는지를 알 수 있다. 유형별로 살펴보자. 


①서울: 딸의 저격

너무나 유명한 사건이기 때문에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무관심 때문에 정책 차이 대신 인지도 중심의 선거가 된 판에서 선두를 달리던 고승덕 후보가, 아무도 예상 못했던 사건 때문에 고꾸라졌다. 딸 고희경 씨가 '아버지로서의 교육도 책임지지 않은 사람이 무슨 교육감이냐'라고 문제제기한 것. 타격이 너무 커서 고승덕이 1위에서 3위로 추락하는 동안, 3위였던 진보교육감 후보 조희연이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②부산: 진보판 고승덕 당선

부산도 무관심 선거인 건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인지도 선거가 됐고, 그 결과 지역 정가에서 가장 유명했던 후보인 김석준이 당선됐다.[각주:4] 고승덕처럼 선거 초반부터 1위를 달렸다. 김석준이 고승덕과 다른 것은 진보진영 후보였다는 것인데, 이쪽은 딸이 조용히 있었다. 그래서 무난히 당선됐다.


③세종, 충북: 보수교육감의 '죽거나 떠나거나'

세종과 충북은 현직이던 보수교육감이 사망하거나 재출마 제한에 걸리면서 진보가 어부지리를 챙긴 유형이다. 인지도에 따라 결판이 나는 깜깜이 선거에서는 보수가 재집권하려면 현직 교육감이 출마를 해줘야 하는데, 세종시의 경우 교육감이던 신정균이 2013년 8월에 과로사(...)하는 바람에 현직이 공석이 됐다. 충북의 경우 무려 3선에 성공했던 거물 정치인 이기용이 4선 이상 제한 규정에 걸려서 출마를 금지당하는 바람에 현직이 공석이 됐다.


4년 전 선거에서 간발의 차이로 2위를 했던 진보교육감 후보들(세종은 최교진, 충북은 김병우)이 재출마했고, 역시 인지도를 바탕으로 무난히 당선됐다. 김병우는 선거 내내 1위를 놓치지 않았으며, 최교진은 1~2위를 번갈아 기록하다 최종 당선됐다. 


④인천, 충남: 보수교육감이 비리로 퇴출. 진보로 정권교체


인천과 충남은 4년전 당선된 보수교육감이 비리로 퇴출된 결과, 실망한 유권자들이 상대편인 진보진영에 표를 줘서 당선된 케이스다.[각주:5] 


2010년에 서울 교육감으로 당선된 진보교육감 곽노현이 '후보자 사후매수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비리인사로 낙인찍힌 뒤 보궐선거를 하자, 상대편인 보수교육감 후보 문용린이 압도적인 득표율(54%)로 당선됐던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현상이다. '하자 있는 진영'에 대한 심판 정서가 작동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인지도가 낮아도 당선이 가능하다. 어차피 후보 잘 모르고 정책도 모르는 상황에서, 투표 직전에 진보/보수 구분만 알아보고 현직의 반대 진영을 찍는 것이다.


실제로 이 지역 교육감 선거의 주요 의제는 다른 곳과는 달리 교육비리 척결이었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천시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응답자들이 1위로 꼽은 것은 교육계 비리근절(39.1%)이었고, 충남은 도덕성(40.4%)이었다. 다른 지역에선 업무추진능력 등이 1위로 꼽히는 것과 비교하면 양상이 많이 달랐던 것이다. 




⑤경남: 보수교육감 부인의 학교에서 학생이 사망. 진보로 정권교체

경남은 학교폭력으로 참변을 당한 학생 한 명이 지역 교육감 선거를 좌우했던 경우다. 희생자가 나온 학교가 하필이면 현직 교육감 고영진의 부인이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학교였던 것이다. 


부인 이임선 씨가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신을 비난하던 지역 여성단체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진주외고 사건은 지역 교육감 선거의 핵이 되었다. 결국 4년 전 선거에도 나왔던 진보교육감 후보 박종훈이 당선되었다. 이 경우 역시 비리와 비슷하게 '하자 있는 진영'을 유권자가 처벌한 경우 되겠다. 기존에 진보교육감이 당선됐던 다른 지역의 교육정책과는 큰 상관이 없다.


⑥제주: 단일화 실패한 쪽과 성공한 쪽이 바뀌다

제주는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단일화의 성공 여부 하나로 선거결과가 갈렸던 지역이다. 차이가 있다면 4년 전에는 보수가 단일화에 성공하고 진보가 둘로 갈려 나왔던 반면에, 올해는 거꾸로 진보가 단일화하고 보수가 갈려 나왔다는 것. 당연히 4년 전에는 보수가 이겼고, 올해는 진보가 이겼다



소결:

보다시피 진보교육감이 새로 당선된 지역 8곳 모두 ‘진보적 정책’ 때문에 당선된 것이 아니다. 전혀 관계 없는 버라이어티한 사건들 때문에 각각 당선이 됐고, 각 사건들 사이에는 연관성이라던가 일관된 경향 같은 것이 없다. 


고승덕의 딸이 아버지를 끌어내린 사건이 경남의 학교에서 벌어진 학교 폭력과 무슨 연관이 있을 것이며, 충남의 보수교육감이 비리를 저지른 것이 부산에서 김석준이 유명한 것과 무슨 상관이 있겠나. 제주의 보수/진보 단일화 여부가 바뀐 게 충북 교육감이 때마침 4선 제한에 걸린 것과 상관이 있을 리 없고, 세종 교육감이 돌연사한 것과 관계가 있을 리도 없다. 


전혀 관계없는 사건들이 유독 보수교육감 진영에서 전국적으로 터져 나온 결과, 진보교육감이 어부지리를 얻어 당선되는 별개의 사건들이 우연히 종합되었을 뿐이다. 보수와는 달리 단일화가 돼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의미 있는 승리요인은 딱 거기까지다. 진보교육감의 당선 지역 확장은 기존 당선 지역의 재선과는 다른 논리와 조건들 때문에 실현되었으며, 그 본질은 우연이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1. 진보교육감의 압승을 세월호와 연관시키는 논의들이 근거가 없고 구체성이 떨어지는 건 비단 한겨레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언론의 기사들도 대동소이하다. [본문으로]
  2. 경기도의 경우 김상곤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이유로 3선을 포기하는 바람에 다른 진보교육감 후보인 이재정이 출마하여 당선됐다. 엄밀히 말하면 '재선'이라 할 수 없지만, 이 글에서는 편의상 재선으로 간주하기로 하겠다. [본문으로]
  3. 대전은 진보 교육감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한숭동, 최한성 두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15.11+15.94=31.05%) 보수성향의 당선자 설동호의 득표율(31.42%)과 0.37%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약간의 시너지만 있어도 뒤집을 수 있는 승부였던 셈이다. [본문으로]
  4. 김석준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 글의 2장을 참조할 것. http://seethrough.tistory.com/32 [본문으로]
  5. 본질적으로 비슷한 사안이기에 충남의 사례와 묶기는 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인천의 경우는 '퇴출'은 아니다. 나근형 교육감이 인사비리 혐의로 기소되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나, 본인이 사퇴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재출마하지 않은 공식 이유는 이미 3선이라 4선 제한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2014. 06. 16에 내용 추가함) [본문으로]
  • miefou 2014.06.06 10:17

    너무 잘 읽었습니다. 궁금한 거 질문드립니다. 고승덕 딸 때문에 고승덕이 1위에서 3위로 추락하는 동안, 3위였던 진보교육감 후보 조희연이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고 하셨는데 왜 2위인 문용린이 안되고 3위인 조희연이 됐을까요? 그냥 계산상으로는 1위가 떨어지면 그 다음 높은 2위가 1위를 하는게 대부분인데...사실상 조희연은 1, 2위를 체지고 1위를 한거 아닌가요? 이 부분이 이해가 잘 안가서 질문 드립니다.

    • 시스루 2014.06.06 10:48 신고

      복수의 해석이 가능할 텐데, 유력한 하나의 가설은 흙탕물이 문용린에게도 묻었다는 겁니다. 고승덕이 캔디고의 폭로가 문용린의 공작정치라고 주장했고, 실제로 그렇게 보일 만한 정황들을 제기했거든요. 따라서 1-2위 후보 모두에게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3위 후보에게 투표했다...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 Lee 2014.06.06 14:10

    선생님의 고견 즐겁게 잘 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소위 진보 언론에서 제기하는 두 가지 분석이 결코 정확한 분석은 아니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우연"이었다는 표현을 직접 쓸 수는 없고, 그렇다고 그 의미를 정의하지 않을 수도 없는 언론에서 관성적으로 사용하는 분석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타당성이 떨어지는 분석이 전혀 의미가 없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그건 마치 4.19를 민주주의 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이 당시 상화으로 미루어 볼 때 설득력이 다소 없음에도 잘못된 평가로 치부되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훗 날 돌이켜 볼 때, 세월호 사건으로 한국 사회에서 '안전'이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떠올랐고, 진보 교육감들이 그 시대정신과 공명하는 정책들을 만들고 추진하는 것에 일정 성과를 거둔다면, 언론의 그런 선동도 그리고 그 선동에 수혜를 볼 진보 교육감도 거시적인 한국사회의 발전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반대로 보수 언론에서 내놓은 "여도 야도 아닌 전교조의 승리"라는 분석은 실제로 당선자들이 전교조 관련 활동을 했거나, 전교조 활동에 우호적인 인사들이란 점에서 진보언론의 분석에 비하면 "정확한 분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분석이 과연 한국사회의 발전이란 측면에서 과연 부정확한 다른 언론에 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시스루님도 저와 같은 평가를 하시리라 믿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시스루 2014.06.06 15:40 신고

      생각의 결에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습니다. 저는 언론의 역할이 그런 것이어선 안 된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LEE님과 동일한 입장에 서 계신 분들을 여러번 보았고 비슷한 논쟁도 여러번 했다 보니, 굳이 여기서까지 같은 일을 반복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네요.

      고견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익명 2014.06.06 16:50

    필명을 쓰고 싶지 않아 쓰지 않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트위터에서 다른 정치논객분의 경우에도 이번 다른 선거에 대해 도저히 패턴화가 안된다면서 '민심의 농담' 이란 표현을 쓰셨는데, 각 지역마다 별개의 해석을 해야 하는 이번 건처럼 보면 이걸 어떤 패턴화를 한다는것 자체가 각자의 노력을 무시하는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잘 봤습니다.

    • 시스루 2014.06.06 17:47 신고

      다른 선거라 하면 지방선거인가 보죠?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하니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패턴화할 수 없는 건, 그냥 패턴화할 수 없다고 쓰면 된다는 게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굳이 서로 맞지도 않는 퍼즐 조각들을 억지로 이어 붙여다가 못생긴 그림을 만들 필요까지는 없는 것 아닐까요.

    • 익명 2014.06.07 19:52

      천관율님 트윗 이야기였습니다. 그 분 요 며칠간 트윗 보면 패턴화를 왜 하는가에 대한 약간의 자기 소개도 있었지요.

    • 시스루 2014.06.07 21:48 신고

      저도 봤던 그 트윗 이야기였군요. 아쉽네요, 전 또 지방선거 관련해서 정리된 글이 있는 줄 알았죠. 기대했는데 ㅠ

  • 소수 2014.06.06 19:15

    훌륭한 분석을 잘 보았습니다. 대부분 동의합니다만, 추가적으로 세월호 문제의 영향도 없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호 사건은 누가 책임자이고 피해자인가를 따지기 이전에 사람들의 양심을 자극하는 일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새누리를 지지한 사람들이 출구조사에서 차마 지지 사실을 밝히기를 꺼렸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것처럼요. 저는 곽노현을 찍었었지만 그 후 매우 실망해서 솔직히 진보교육감을 찍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진보교육감의 지나치게 빠른 혁신으로 인한 혼란이 현재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주는 피해가 신경 쓰였고, 또한 직접적으로는 사립초 이머젼 금지의 피해를 보는 사람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도 괴로운 4, 5월을 보내다 보니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다수 아이들(특히 저소득층 아이들),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는 미래의 아이들의 복지를 생각하게 되더군요. 냉소적으로 말한다면 어울리지 않게 오지라퍼가 된 거죠.

    • 시스루 2014.06.06 19:32 신고

      의견 잘 들었습니다.

      '오지랖'의 내용이란 게 누구한테 투표할지를 바꾸는 정도라면, 냉소를 받을 정도로 거슬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ㅎㅎ

  • 하늘타리 2014.06.07 05:14

    우연의 결과라고 워딩을 하셨는데, 그보다는 단일화*인지도*보수 전임자 부패여부라는 크게 세 요인의 복합 상호작용이라고 정리될 수 있겠네요. 단일화 & 인지도이거나 단일화 & 보수 전임자 부패의 경우 진보가 당선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동시에 우연의 결과라고 정리하신 것이 과연 실제로 반박하신 주장이 함의하는 바와 주장하시는 것처럼 멀리 떨어진 이야기인가 의문이 듭니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보수가 아닌 진보 교육감을 선택했다는 거친 일반화는 논외로 하고, 세월호 참사가 전반적(전국적)으로 중등교육의 현실에 대한 이미 만연했던 환멸과 변화에 대한 당위성에 무게를 더 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높습니다. 아니 아무런 영향이 없었을 거라는 게 이상하죠. 이 영향력이 선거에 반영되는 방식은 그냥 보수를 진보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 부패한 전임자 진영 대신 반대쪽 진영을 뽑아주는 것, 그리고 미약하나마 존재하는 기존 정책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식으로 나타나기 마련일 겁니다.

    진보 후보의 인지도가 중요했다는 논지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그 또한 그 인지도는 유권자들이 진보적 후보들에 대한 정책적 지향성에 대해 유권자들이 그만큼 더 잘 인식하고 민감/신중하게 고려하게 만들었다는 점과 구분되지 않습니다. 이는 또한 어쩌면 단일화 스토리와도 사실 뚜렷하게 구분되는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죠. 뭐가 뭔지 비슷한듯 다른 듯하게 난립된 보수 후보들의 차별성 없는 정책적 구호들과 다르게, 단일화된 진보 후보의 구호와 정책적 지향은 더 도드라지기 마련이고요.

    즉, 제 말을 요약하자면, 시스루님이 우연의 산물이라고 정리하신 부분이 사실 우연(통계 용어로 말하면 에러라고 할 수 있을만한)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앞서 반박하시고자 한 두 요인들(세월호 참사 및 기존 진보정책에 대한 피드백들)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요인들이라는 것입니다. 두 요인이 선거 결과에 미친 과정과 맥락의 결을 더 세밀하게 살펴봄으로써그 정치적 의미를 과대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라면 동의하지만, 우연의 산물이므로 두 요인들은 선거에 별 유의미한 영향을 준 요소가 아니었다는 결론이라면 저는 그 역시 논리의 비약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지나치게 단순하게 아전인수격으로 선거결과를 해석하려는 매체들의 경향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짚어주신 부분은 깊이 공감합니다. 스시루님의 차분하게 단계적으로 문제를 짚어나가시는 사회과학적 분석 스타일이 참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 바랄께요. 감사합니다.

  • 시스루 2014.06.07 16:09 신고

    하늘타리/ "이 영향력이 선거에 반영되는 방식은 그냥 보수를 진보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 부패한 전임자 진영 대신 반대쪽 진영을 뽑아주는 것, 그리고 미약하나마 존재하는 기존 정책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식으로 나타나기 마련일 겁니다."
    "진보 후보의 인지도가 중요했다는 논지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그 또한 그 인지도는 유권자들이 진보적 후보들에 대한 정책적 지향성에 대해 유권자들이 그만큼 더 잘 인식하고 민감/신중하게 고려하게 만들었다는 점과 구분되지 않습니다."

    => 대단히 무리한, 그리고 자의적인 해석이죠. 세월호에 대한 실망이 곧 부패에 대한 반대고, 인지도가 높다는 게 정책이 많이 알려졌다는 뜻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 세월호는 세월호고, 부패는 부패고, 인지도는 인지도고, 정책은 정책일 뿐이지요. 일례로, 고승덕이 TV에 많이 나와 유명하다고, 유권자들이 그의 교육 정책을 잘 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늘타리님 식으로 서로 다른 독립적인 범주의 개념들을 구분하지 않고 뒤섞어버리기 시작하면, 세상에 'OO의 영향이 아니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남아나긴 할 지 의문입니다. 어떻게든 환원시켜서 연결하면 될텐데요.

    세월호 참사가 교육감 선거결과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친 주요 변수였다고 주장하고 싶으시다면,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런 속류적인 환원론이 아니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제시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본문에도 이미 서술했지만, 세월호 참사와 수습과정의 직접적인 책임자인 정부여당조차도 그럭저럭 선방하는 판국에 무소속인 보수교육감이 왜 불똥을 더 많이 뒤집어썼다는 것인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도 하셔야 하고요. 이 부분들이 결여된 반론이라면, 적어도 저는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 하늘타리 2014.06.08 08:09

      답변 잘 보았습니다. 세 가지(+1) 부분에 대해서 저도 제 생각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1. "하늘타리님 식으로 서로 다른 독립적인 범주의 개념들을 구분하지 않고 뒤섞어버리기 시작하면, 세상에 'OO의 영향이 아니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남아나긴 할 지 의문입니다. 어떻게든 환원시켜서 연결하면 될텐데요."

      "저는 서로 다른 독립적인 범주의 개념들을 구분하지 않고 뒤섞어버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는 시스루님께서 여러 항목을 리스팅을 하시고서 그걸 우연이라는 개념으로 묶어버리신 것에서 '인지도'와 '기존 정책에 대한 피드백'이란 개념을 변수화 시켜서 논하고 있었어요(억울합니다). 개념을 아예 뒤죽박죽 섞는 것과 개념들을 분석적인 차원에서 구분하되 그들 간의 상호작용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 사이의 차이는 매우 크죠.

      "속류적인 환원론"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굳이 그 개념을 적용시켜보자면 오히려 시스루님의 접근 방식이야말로 환원적입니다. 교육감 선거결과가 우연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각각의 케이스들을 각각 특이한 우연의 사례로 환원시키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식으로 환원을 하면 모슨 사례는 다 유니크합니다. 공통의 요인으로 묶기가 어려워지죠. 저는 사실 시스루님이 잘 해놓으신 자료 정리를 보고, 오히려 '인지도'와 '기존 정책의 피드백'이라는 공통 변수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2. '인지도'나 '기존 정책에 대한 피드백'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람들의 피드백"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시스루님은 대단히 무리하고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그 둘 사이에 굳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시는 시스루님의 단정이 더 무리하고 자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제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어서 하나하나 짚어보죠.

      (1)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에게 공분을 불러 일으켰고 그만큼 변화에 대한 필요성과 열망을 불러왔다.--> 이 기술에 대단히 무리하고 자의적인 해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역이나 계층, 연령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전반적으로 사실에 가까운 기술이죠.

      (2) 사람들은 선거에서 사람들을 뽑는 각자 나름의 최선인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 일반적인, 예측가능한 요인에는 후보의 인지도와 기존 전임자의 정책에 대한 피드백도 포함된다. --> 무리하거나 자의적일 게 없는 일반론에 가깝습니다.

      (3)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공분은 사람들로 하여금 투표를 할 때 각자 가지고 있던 후보자 선택 기준을 한번 더 생각하도록 한다. 특히 정당 투표와 완전히 유리된 교육감 투표일수록 더욱 그렇다. --> 이 부분이 저랑 시스루님이랑 의견이 갈리는 부분입니다.

      (1)-(3)으로 이어지는 게 제가 말한 것의 전부입니다.

      반면 시스루님의 주장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분노와 변화에 대한 공감은 그것대로 존재하고 사람들은 그와 상관없이 늘 존재하던 기존 선택의 기준들에 따라 관습적으로 투표했다는 것이고요. 세월호는 세월호고, 부패는 부패고, 인지도는 인지도고 뭐 그렇다는 것이죠. 글쎄요, 제 말고 시스루님의 주장 간에 뭐가 더 자의적인 해석이 더 개입된, 강한 주장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보셨으면 하네요.

      세상에 두 별개의 요인(변수들) 간에 엄밀한 의미에서 zero correlation은 없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경우 우리는 두 요인들 간에 zero correlation을 가정하죠. 가정이 없이는 아무 것도 말하기 어려우니까요. 물론 그 가정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야 하겠죠. 세월호 참사와 기존 투표 행태를 결정하는 요인들 간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주장은 시스루님의 가정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제가 작은 논란을 생산하고 있네요) 가정이죠.

      "세월호는 세월호고, 부패는 부패고, 인지도는 인지도고, 정책은 정책일 뿐이지요."

      동의합니다. 다 다른 개념, 변수들이죠. 하지만 변수들은 상호작용을 합니다. non-zero correlation을 가지고 있죠. 위의 시스루님의 말씀은 선언에 불과합니다.

      3. "세월호 참사가 교육감 선거결과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친 주요 변수였다고 주장하고 싶으시다면,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런 속류적인 환원론이 아니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제시하셔야 합니다."

      저는 세월호 참사가 교육감 선거결과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친 주요 변수였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시스루님이 세월호 참사는 교육감 선거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주장에 반박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저는 세월호 참사가 교육감 선거 결과에 인과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 알지 못해요. 그 인과관계를 엄밀하게 증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 결과가 세월호 참사와 는 아무 관련없는 우연의 산물이라는 강한 주장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죠. 경험적 자료를 가지고 엄밀하게 검증할 수는 없지만 (1)-(3)으로 이어지는 논리의 흐름으로 볼 때, 시스루님의 주장이 원래 시스루님이 반박하시려고 했던, 세월호 참사 때문에 사람들이 진보 교육감을 선택했다라는 주장만큼은 아닐지라도 상당히 검증되기 어려운 가정에 의지하고 있는 무리한 주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겁니다.

      마이너 포인트입니다.

      "일례로, 고승덕이 TV에 많이 나와 유명하다고, 유권자들이 그의 교육 정책을 잘 안다는 뜻이 아닙니다."

      전형적인 일반화 오류의 예입니다. 높은 인지도가 높은 교육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과 연결된다는 집단 수준의 경향을, 그렇지 않은 개인의 사례를 가지고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것이죠. 더군다나 고승덕은 일반적인 교육감 선거 후보자들과는 꽤 많이 다른 일종의 아웃라이어 같은 사례죠. 그런 고승덕 예를 들면서, 인지도와 교육 정책은 관계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건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승하세요.

  • 시스루 2014.06.08 09:45 신고

    하늘타리/ 상당히 긴 글이 댓글로 달렸군요. 이 정도면 아예 독립적인 글을 하나 작성하셔도 됐겠다 싶습니다 ㅋ

    "저는 세월호 참사가 교육감 선거결과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친 주요 변수였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시스루님이 세월호 참사는 교육감 선거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주장에 반박을 하고 있는 겁니다."

    => 말씀의 핵심이 이런 것이었다면, 글쎄요.. 성의를 담아 열심히 쓰긴 하셨는데, 굳이 이 긴 논의가 필요했는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세월호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한 적이 없거든요.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주장하는 한겨레 등을 반박했을 뿐이지요.

    세월호의 영향력이 '제로'였다고 확언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의미있는 주요변수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을 뿐이죠. 특히 교육감 선거에서요. 변수들 간의 상호작용을 말씀하시는데, 그 상호작용이 제대로 일어나기 위해선 일단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이 있어야 하며, 선거 후보자들의 적극적인 쟁점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게 제 논지의 핵심입니다(두 조건 다 만족이 안 됐지요). 이 전제들이 상호작용의 활성화 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수학공식 비슷하게까지 계량화해 제시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하늘타리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반적으로 사실에 가까운 기술" 아닐까요.

    그리고 반례의 제시를 두고 '일반화의 오류'라 부르시면 좀 난감합니다. 그냥 지나가는 어중이떠중이면 모를까, 나름 연구를 업으로 삼는 것 같은 분이 이런 말씀 하시면 솔직히 좀 황당함을 느끼게 됩니다. 제기되는 반례에 대해 '아웃라이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게 본인 주장을 방어하는 고전적인 기법이긴 한데, 그럴 땐 그게 왜 아웃라이어인지에 대한 논증 정도는 첨부하는 게 일반적으로 지키는 상도의기도 하고요.

    이상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시스루님,

    거시적 측면은 도외시한 채 미시적 측면만 들여다보셨네요. 종합적 분석력을 현저하게 결여한 글입니다.

    13개 지역에서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일대 사건을 어찌 하나하나 우연으로만 볼 수 있겠어요. 물론 세월호 사건에 따른 앵그리맘들의 표심으로 분석한 한겨레나 진보교육감들의 교육정책에 대한 지지로 분석한 오마이뉴스의 분석을 객관적 증거의 부족으로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교육감의 대거 당선은 큰 시대의 흐름으로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하나 우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우연이 겹치면 그게 바로 시대적 필연 , 혹은 사회적 필연 아니겠어요?

    시스루님의 글에 일부 공감을 하는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거시적 종합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글로 읽혀집니다. 물론 저의 개인 소견입니다.

    시스루님은 단일화를 이번 선거의 주요 승인으로 꼽으셨지만, 다른 역대 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 진영은 보수진영에 비해 단일화로 임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번번히 보수교육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당선자를 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탄생한 원인으로 단순하게 단일화, 혹은 우연한 사건들을 꼽는 건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거지요.

    유권자들이 김상곤 교육감과 곽노현 교육감으로 상징되는 진보교육정책의 성과들, 이를테면 혁신학교와 인권조례, 무상급식 등 진보교육정책에 대한 지지를 택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세월호 사건이 잠자던 엄마들의 마음을 뒤흔든 것도 사실이고요. 거기에 부차적으로 시스루님께서 상세하게 분석하신 우연의 일치들이 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자면 부산 경남 등 지역감정에다가 보수적 색채까지 덧칠된 지역에서도 진보교육감들이 탄생한 걸 보면, 대한민국 교육유권자들이 적어도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진영의 교육정책을 지지한 게 분명하고, 세월호 사건의 여파에 따른 민심이 실렸다는 게 맞다고 봐야 합니다.

    대개 보수성향의 지역에서는 보수가 아무리 난립해도, 설령 유력후보가 어떤 특정 사안으로 낙마를 해도 또 다른 보수 후보를 선택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시스루님 글의 허점을 지적합니다. 시스루님은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당선자를 김상곤 전 교육감과 동일한 인물로 보고 재선이라고 간주하셨어요. 그 논리적 근거는 동일한 진보 진영의 후보이고, 그래서 진보진영의 정책적 일관성과 흐름을 인정하고 있는 거지요.

    그러면서 글의 요지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진보진영의 교육정책에 표를 던진게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논리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지요.

    시스루님이 그런 의도로 쓰신 글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님의 관점은 자칫 진보교육감들의 큰 성취를 크게 폄하하는 의도로 비칠 수도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듯합니다.

    • 시스루 2014.06.09 20:54 신고

      글을 제대로 읽지 않으신 분이네요. 아니면 읽었어도 무슨 뜻인지 파악을 못하신 분이거나. 글의 논리와 요지 파악이 됐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하고 계십니다.

      글의 논리와 요지를 파악하려는 성의도 없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생각이시라면, 일기장이나 본인 홈페이지를 이용해 주세요. 여기는 그러라고 만든 공간이 아닙니다.

  • calmglow 2014.06.11 00:50

    좋은 글이고 잘 읽었습니다. 며칠 지나고 생각해보니 갑자기 질문이 생겼어요. 선거기간동안의 여론조사 결과가 정말 제대로 여론을 반영했다는 가정 하에서 모든 내용이 출발된 것 아닌가요? 정말 고승덕이 1위였는지 어떻게 우리는 알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정말 교육감에 대해, 교육 정책에 대해 정치만큼보다 훨씬 관심이 없었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요?

    • 시스루 2014.06.11 01:12 신고

      잘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질문을 하셨는데요. 당연히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여론을 반영하고 있다는 가정 위에서 출발하는 거죠. 여기부터 의심하기 시작하면, 선거 분석이란 것 자체를 할수가 없습니다.

      의심할 만한 뚜렷한 이유나 근거 없이 '그걸 어떻게 믿냐'는 식의 사고를 거듭하다 보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게 없어지죠. 결국은 어느 근대 철학자의 인식론적 회의 수준까지 가게 되거든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악마가 내 머리 속에 집어 넣고 있는 환상일 수도 있는데.' 이건 좀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