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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홍준표의 '승리론'을 무시해도 되는 이유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된 후, 희한하게도 '한나라당이 (진 게 아니라) 사실상 승리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 당의 대표가 직접 이야기해 화제가 된 이 해석은 '사실상' 시리즈라는 패러디를 낳으며 뭇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지만, 의외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가끔 보인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의 글(링크)이나, 트랙백을 보낸 오즈군님의 글(링크)이 그 예다. 이런 논자들은 주민투표 결과가 한나라당의 '승리'라는 언술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주민투표가 보수표의 결집을 불러왔기에 한나라당이 이익을 챙겼다고 본다는 점에서 홍준표와 공통적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해석이 현실에 대한 진단으로 별로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주민투표.. 더보기
상식의 승리를 환호하며 오늘만큼은 승리감에 젖어도 괜찮다. 안다. 전면적 무상급식이 예정대로 실시된다고 해 봐야 그저 현상유지에 불과하다는 걸. 작년 지방선거 직후에 실시됐어야 할 정책이 1년 2개월이나 밀린 뒤에야 비로소 집행되는 것일 뿐이지 않은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미 현실이 된 정책을 서울이 뒤늦게 쫓아가게 됐을 뿐이다. 겨우 이 정도를 위해 182억원이나 되는 투표비용을 낭비하고, 무상급식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여러 사안들을 공론의 장에 올릴 기회를 잃었다. 오늘의 결과는 기껏해야 '의무방어전'의 승리 정도밖에 안 된다고 평가할 이유가 차고도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의 승리를 기념하고 즐기련다. 단순히 무상급식 전면 실시가 보장됐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상식이 반칙을 눌렀다는 점이.. 더보기
투표거부는 주민투표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운동이다 블로거 라즈그리즈 님(이하 존칭생략)이 그의 글에 대한 필자의 비판에 대해 반론을 게재하셨기에, 다시 재반론의 글을 올린다. 논의의 순서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라즈그리즈가 무상급식 투표거부 운동이 직접민주주의에 반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투표거부 운동 비판을 올렸다. 2. 시스루가 주민투표 참여와 민주주의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비판글을 올렸다. 3. 라즈그리즈가 주민투표에 대한 비판과, 주민투표 불참 운동에 대한 비판으로 반론했다 4. 시스루가 이 글을 쓴다. 일단 라즈그리즈가 쓴 3번 글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A. 주민투표 불참이 개인의 권리이며, 투표 불참의 책임이 그들에게 있지 않다는 지적은 맞다 B. 그런데 나는 주민투표 불참을 비판한 게 아니라, 불참하라는 설득을 비판.. 더보기
주민투표 참여와 민주주의는 아무 관계가 없다 무상급식의 수혜범위에 대한 서울시 주민투표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널리 알려졌듯이 여당인 한나라당은 '주민투표에 참여해 전면적 무상급식을 반대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고, 반대편인 민주당/민주노동당 등에선 투표에 아예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개표 자체를 무산시키자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주민투표를 둘러싼 담론 전쟁에서 흥미로운 현상은 투표에 대한 참여 여부가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라는 논점과 엮여서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자면, "투표거부는 반민주주의"라는 주장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이런 주장을 주로 하는 쪽은 한나라당과 그 지지자들인데, 그들의 주장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필자는 그저 냉소했을 뿐이었다. 집권 후 '민주주의의 후퇴'를 일궈낸 장본인들께서 갑.. 더보기
곽노현 vs 오세훈 무상급식 TV토론 관전평 12일 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주제로 SBS에서 맞장 토론을 벌였다. 어제 한 방송이라 관전평을 쓰기엔 타이밍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아쉬워서 몇 자 적는다. 기록을 남기지 않고 넘어가자니, 시청하는 데 들인 시간이 좀 아까워서랄까. *** 필자는 전면적 무상급식을 지지하며, 보수단체들이 주도한 서울시 주민투표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 본 글은 이같은 정치적 입장에 서서 쓴 글임을 미리 알려둔다 *** 1. 오세훈의 '방송 기술'이 돋보인 토론회 오세훈을 보면 정동영이 떠오른다. 정동영은 앵커 출신답게 명료한 어투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 이건 '방송질'에 있어 굉장한 강점인데, 이 사람은 심지어 별 내용이 .. 더보기